티스토리 뷰

목차



    반응형

    예상치 못한 직장에서의 시련

    회사 다닐 때의 일이다. 나는 다니던 회사에서 갑작스럽게 감사를 받게 되었다. 내가 팀장이었는데 아랫사람 중 한 명이 실수를 저질렀는데 관리자인 나도 함께 감사를 받아야 했다. 사실 내가 직접 저지른 잘못은 아니었기에 억울한 마음이 컸다. 누군가의 실수에 내가 왜 함께 책임을 져야 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상황을 냉정하게 살펴보니, 그 직원도 영업목표를 달성하려다가 본의 아니게 하지말아야 할 실수를 저지른 것이었다. 만약 그 친구가 이 일로 회사를 떠나게 된다면 생계 자체가 위태로울 수 있는 상황이었다. 고민 끝에 나는 감사 자리에서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모든 책임을 내가 지고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각서를 쓰고 말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내 마음은 오히려 편안해졌다.

     

    감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두려워하면서 정말 내가 회사를 떠나야 할지 걱정이 이어졌다. 그렇게 불안한 마음으로 보낸 날들이 이어지던 중이었다.

     

    김수환 추기경님을 꿈에서 만다다

    감사 결과가 나오기 전날 밤, 나는 꿈속에서 명동 근처 어딘가를 걷고 있었는데, 성당 옆을 지나가고 있었다. 그곳에서 천주교 예배가 진행되고 있었고, 나도 그 현장에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때, 한국 천주교회의 첫 추기경이자 내가 오랫동안 존경해 온 김수환 추기경님이 내 앞에 나타나셨다.

    꿈에서 추기경님과 특별한 대화를 나누거나 한 것은 아니었지만, 가까이서 뵙고 좋아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추기경님을 가까이에서 뵌다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분의 자비로운 미소와 따뜻한 눈빛이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난다.

     

    꿈에서 깨어난 아침

    그 꿈을 꾸고 난 다음 날 아침, 회사로 출근했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소식을 들었다. 감사팀에서 연락이 온 것이다. 이번 사안에 대해 가장 낮은 처벌인 '견책'으로 마무리하고, 더 이상의 문제는 삼지 않기로 했다는 내용이었다. 아래 직원도 견책에서 끝나는 것으로 감사가 마무리되어 회사에서 잘리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다. 내가 회사를 그만두어야 할 정도의 중징계가 아니라, 가장 가벼운 처벌로 상황이 마무리된 것이다. 그리고 문득 어젯밤 꿈이 떠올랐다.

     

    꿈의 의미를 찾아서

    김수환 추기경님은 평생 사랑과 자기희생, 화해와 용서를 실천하신 분이다.

    그분이 내 꿈에 나타난 것은 단순한 우연이었을까?

    꿈 해몽의 관점에서 보면, 존경하는 종교적 인물을 만나는 꿈은 종종 영적 안내나 도덕적 지침을 찾고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특히 성당 근처에서의 만남은 영적인 여정이나 신앙적 측면에서의 성찰을 나타낼 수 있다.

     

    내가 어려운 결정을 내리고 불안한 시간을 보내던 중에 김수환 추기경님을 꿈에서 만난 것은, 어쩌면 내 무의식 속 도덕적 용기와 자기희생정신이 발현된 것일지도 모른다.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용기, 그리고 그런 결정이 옳다는 내면의 확신이 꿈으로 표현된 것이 아닐까 싶다.

     

    꿈에서 유명한 사람을 만나는 건 좋은 의미라고 한다. 김수환 추기경처럼 존경받는 분이 꿈에 나타났건만으로도 감동인데,  더욱 놀라운 것은 꿈을 꾸고 난 바로 다음 날 좋은 소식을 들었다는 점이다. 마치 추기경님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희망이 있음을, 옳은 일을 하면 좋은 결과가 따라온다는 것을 무언으로 알려주신 것 같았다.

     

    삶에 깃든 영적 깨달음

    이 경험을 통해 나는 때로는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영적인 연결이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느꼈다. 김수환 추기경님이 꿈에 나타난 것은 내게 위안과 용기를 주었고, 결과적으로 상황이 잘 해결될 것이라는 일종의 영적 확신을 준 것 같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꿈은 내 마음속에 있던 가치관과 신념을 일깨워 준 소중한 경험이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타인을 위한 배려와 희생의 정신을 잃지 않는 것의 중요성을, 존경하는 영적 지도자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받은 듯하다.

    우리의 꿈은 때로 현실과 묘하게 교차하며,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을 암시한다. 나에게 김수환 추기경님과의 꿈속 만남은, 단순한 우연이 아닌 삶의 중요한 갈림길에서 받은 소중한 메시지였다. 그리고 그 메시지는 우리가 옳다고 믿는 가치를 지키고 실천할 때, 어떤 형태로든 그 선한 에너지는 다시 우리에게 돌아온다는 진리를 담고 있었다.

     

    직장의 위기와 김수환 추기경님을 만난 꿈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