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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회사 합병, 불안한 미래.
그리고 어느 날 꾼 한 편의 꿈이 내 인생의 방향을 바꾸었다.
해일 같은 불안 속에서도, 구조의 순간은 분명히 온다는 걸 배웠다.
지방 사업장에서의 불안한 나날
몇 년 전 일이에요. 회사에서 지방 사업장에 파견되어 일하고 있을 때였죠. 본사는 서울에 있었고, 저는 본사에서 내려간 인력 중 하나였어요. 인사팀에서는 지방 사업장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다시 본사로 발령해 주겠다고 했어요. 그 말 하나 믿고 낯선 환경에서 열심히 버텼죠. 그땐 결혼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라, 주말부부로 지내는 것도 꽤 힘들었어요. 익숙한 생활 터전, 그리고 남편이 있는 서울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죠.
합병 소식, 그리고 무너지는 희망
그러던 중 본사에서 다른 회사와 합병한다는 소식이 들려왔어요.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어요. ‘아, 이러면 본사 발령은 물 건너가는 거 아닌가? 안 잘리기만 해도 다행이지…’ 하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 즈음 동료들 중엔 이직을 준비하거나 사표를 내는 사람들도 생기기 시작했어요. 저는 귀찮기도 했고, 본사 인사팀에서 했던 말을 믿고 조금 더 지켜보기로 했어요. 그래도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서울에서 다른 일자리를 알아봐야 하나 고민도 많이 했죠.
그날 밤, 현실처럼 생생했던 꿈
그렇게 불안한 나날을 보내던 중, 꿈을 하나 꿨어요.
현실처럼 생생한 꿈이었어요. 남편과 함께 부산의 바닷가에 놀러 간 장면이었죠. 바다는 잔잔하고 하늘도 맑았어요. 그런데 갑자기, 멀리서 거대한 해일이 밀려오기 시작했어요. 마치 영화 속 장면처럼 파도가 미친 듯이 높아지고, 순식간에 우리를 덮칠 것 같은 기세였죠. 저는 남편 손을 꼭 붙잡고 살기 위해 있는 힘껏 달렸어요. 이대로 파도에 휩쓸리면 정말 죽을 것 같았거든요. 그때 어디선가 커다란 트럭이 나타나 저희를 태우고 구조해 줬어요. 정말 꿈에서조차도 ‘살았다’는 안도감에 가슴이 뛰었죠.
꿈 다음 날, 벌어진 변화
그 꿈이 너무 강렬해서 아침에 깨어나고도 한참 동안 멍하게 있었어요.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면서 왜 이런 꿈을 꿨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날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요, 바로 다음날 출근하자마자 일이 생겼어요. 우리 지방사업장 대표가 저를 부르더니, 서울 본사에서 근무할 부서장이 저를 만나보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이력서를 챙겨서 올라가라는 말과 함께요. 그리고 정말 며칠 후, 서울 본사 면접을 보고 본사 발령이 확정됐어요.
꿈이 알려준 삶의 흐름
그때 저는 이 모든 흐름이 그 꿈과 어쩐지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갑자기 몰아친 해일 같은 변화, 죽을 힘을 다해 도망치는 나, 그리고 예상치 못한 구조의 손길.
현실도 그랬어요. 예기치 못한 합병이라는 큰 물결 속에서 마음은 점점 지쳐가고 있었지만,
결국 저는 예상하지 못한 기회 속에서 다시 삶의 방향을 바로잡게 되었죠.
지금 돌아보면, 꿈 속 해일과 트럭은 단순한 장면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해일은 제게 불안과 두려움, 그리고 감정의 혼란을 상징했어요.
모든 걸 휩쓸어버릴 것 같은 거대한 변화 앞에, 저는 속수무책으로 흔들리고 있었던 거죠.
그런데 그 와중에 나타난 트럭은 예상하지 못한 구원, 혹은 삶이 보내주는 새로운 가능성처럼 느껴졌어요.
아무리 내가 발버둥쳐도 벗어날 수 없을 것 같던 상황에서,
‘나 혼자만의 힘이 아닌 어떤 연결이나 도움’이 결국 나를 살려냈다는 메시지 같았어요.
그날 이후 저는 종종 생각해요.
꿈은 단순히 헛된 상상이 아니라, 우리 마음 깊숙한 곳에서 미리 감지한 신호일 수도 있다고요.
그리고 그 신호는 때로 우리를 지켜주고, 준비하게 해 주고, 위로해주기도 해요.
해일이 밀려온 그 순간, 트럭은 반드시 온다
혹시 지금 예상치 못한 변화 앞에서 불안한 시간을 보내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흐름을 잠시 지켜보세요.
우리 삶에는 가끔, 해일이 밀려온 그 순간에야 비로소 나타나는 ‘트럭’이 있으니까요.
그건 기회일 수도 있고, 사람일 수도 있고, 어쩌면 당신 안의 힘일지도 몰라요.